[위대한 설계] 스티븐 호킹,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책을 읽자

우리가 있는 지구 그리고 우주... 자꾸만 크게 공상을 하게되면 궁극의 의문을 누구나 갖게 된다.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그 시작 이전은 무엇인가.

어릴적부터 어느 조물주가 사람을 만들고 뚝딱뚝딱해서 만물을 창조했다는 이야기에 그리 설득당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우주가 얼마나 크고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에 관해서는 심각할 정도로 궁금해하고 신비로움에 흥분하며 그림책을 들여다보고 골몰하기 일수였다.

한 때 과학도를 꿈꾸기도 했기에 어른이 된 지금도 순수과학에 관한 관심에 관련 책을 찾기도 하지만 워낙 전문적이고 어려운 공식들이 나열되어 있는 서적들은 접수가 힘들어 감히 엄두는 못내고 실용과학, 응용서 위주로 가끔 기본만 훑어보는 중에 큰 이슈의 베스트셀러가 눈에 들어왔다.

30년간 케임브리지 대학의 루카스 석좌교수를 역임했고, 미국 대통령 훈장 등을 받은 영국 물리이론학자 
스티븐 호킹 과 [파인만에게 길을 묻다] 등의 '파인만'시리즈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스타 트렉 : 다음 세대]의 대본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캘리포니아 공과대 물리학 교수 레오나르드 믈로디노프 가 함께 쓴 [위대한 설계]를 읽었다.

억지스런 신화들의 역사 대신 순수하게 우주의 탄생과 인류 역사를 현재의 과학적 증거에 의해 논리적으로 풀이하고 정검하는 책의 전개가 품위를 갖추고 철학적이기까지 하여 유익하고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물론 중간에 각종 이론들과 세부적 설명들을 다 알수는 없었지만, 그동안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나 과학서적에 단골로 나왔던 용어들과 법칙들은 대충 익숙해져서 간신히 책장을 넘길 수는 있었다.

아직 과학의 갈 길이 남아있고, 호킹의 이론은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지만, 묵은 관념과 종교 등의 눈가리고 아웅식 수준의 신화 정도는 이제 페이지를 넘겨야 하지 않을까 한다.

아무튼 순수과학 분야 등은 짧게 살다 사라지는 인생에서 좀 더 거시적이고 관조적 시각을 일깨워주고, 혜안과 통찰력을 독려하므로 꾸준히 읽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을 발췌한다.


* 본문 중*

1. 존재의 수수께끼
-철학은 현대 과학의 발전, 특히 물리학의 발전을 따라잡지 못했다. 지식을 추구하는 인류의 노력에서 발견의 횃불을 들고 있는 자들은 이제 과학자들이다.

-현대물리학이 일상경험과 대립하는 파인만 등의 생각을 토대로 삼아 이룩한 극적인 성취들은 과거의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주었다.

2.법칙의 지배
-... 그리하여 신들이 지배한다는 생각이 물러가고, 우주가 자연법칙들에 의해서 지배되며 우리가 언젠가 해독하게 될 설계도에 따라서 창조되었다는 생각이 전면에 나서는 긴 과정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우주의 중심에 있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평범한 거주자에 불과하다는 혁명적인 생각은 아리스타르코스(기원전10?~230?)에 의해서 처음으로 옹호되었다. (중략) 그는 데이터를 근거로 태양이 지구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구가 여러 행성들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깨달음에서 시작하여 우리의 태양도 특별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이르기까지는 작은 걸음 하나면 충분하다. 아리스타르코스는 그 작은 걸음을 내디뎠고, 우리가 밤하늘에서 보는 별들이 멀리 있는 태양들이라고 믿었다.

-자연법칙들을 의도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은 고대인들의 관심의 초점이 자연의 작동 방식에 있지 않고 작동 이유에 있었음을 반영한다.

-그리스인들의 뒤를 이른 기독교도들은 우주가 냉담한 자연법칙에 의해서 지배된다는 생각을 거부했다. 그들은 또한 우주에서 인간의 지위가 특별하지 않다는 생각도 거부했다. 중세는 단일하고 정합적인 철학 체계가 없던 시기이기는 하지만, 우주는 신이 만든 인형의 집이고 종교는 자연현상에 대한 탐구보다 훨씬 더 갑어치가 있다는 것이 당시의 통념이었다.

-자연법칙들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되살아나면서, 자연법칙과 신의 개념을 조화시키려는 노력들도 새로 등장했다.... 데카르트가 느끼기에 세계는 신에 의해서 작동하기 시작하지만, 그 다음에는 신의 개입 없이 완전히 혼자서 작동했다.

-라플라스는 일반적으로 과학적 결정론을 분명하게 주장한 최초의 인물로 간주된다. 과학적 결정론이란, 어느 한 시점에서 우주의 상태가 주어지면, 완전한 법칙들의 집합에 의해서 우주의 미래와 과거가 철저히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이 입장은 기적이나 신의 능동적 역할의 가능성을 배제한다.


3. 실제란 무엇인가?
-코페르니쿠스의 모형은 성서와 충돌한다고 생각되었다. 사람들은 행성들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것이 성서의 가르침이라고 해석했다. 성서에는 그런 명확한 진술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결국 1992년에 로마 가톨릭 교회는 갈릴레오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것은 잘못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림이나 이론에 의존하지 않는 실재의 개념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형 의존적 실재론"이라는 입장을 채택할 것이다. 이 입장에 서면, 물리학적 이론 혹은 세계상은 모형과 그 모형의 요소들을 관찰 자료와 연결하는 규칙들이다. 이 입장은 현대 과학의 해석에서 기본 골격의 구실을 한다.

-일부 사람들은 시간이 빅뱅보다 더 멀리 거슬러올라간다고 보는 모형을 지지한다. 그런 모형이 현재의 관찰들을 더 잘 설명할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왜냐하면 우주의 진화를 지배하는 법칙들은 빅뱅 시점에서 무력해질 수도 있기 떄문이다. 만일 그렇다면, 빅뱅 이전의 시간을 포괄하는 모형을 창조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우주 진화의 법칙들의 효력이 빅뱅 시점에서 없어진다면, 빅뱅 이전의 존재는 관찰 가능한 영향력을 현대에 끼치지 뫃할 테니까, 그냥 빅뱅이 우주의 창조였다는 생각을 유지해도 아무 지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모든 힘들, 그 힘들을 느끼는 입자들, 그 모든 일이 벌어지는 무대인 시간과 공간을 빠짐없이 기술할 수 있는 단일 이론은 없다. 이 상황은 비록 단일한 통일이론을 꿈꿔온 전통적인 물리학자들의 성에 차지 않겠지만, 모형 의존적 실재론의 틀 안에서는 수용이 가능하다.

4. 대안 역사들
-우주의 현 상태에 대한 우리의 관찰이 우주의 과거에 영향을 미치고 우주의 다양한 역사들을 결정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5. 만물의 이론
-아인슈타인의 논문은 정지와 운동이 절대적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도 절대적이지 않음을, 뉴턴이 생각한 절대시간은 있을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모든 각각의 사건에 모든 관찰자가 동의할 시간 좌표를 부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로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운동하는 두 관찰자의 시간 측정값들은 일치하지 않는다.

-일상세계에 관한 실용적인 계산들에서 우리는 계속 고전이론(맥스웰의 전자기이론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일반상대성이론)을 사용할 수 있다.... 우주에 있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던 까마득한 과거를 이해하려면 일반상대성이론의 양자 버전이 있어야 한다.

-수백 년 전에 뉴턴은 지상과 하늘의 물체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수학 방정식을 통해서 놀랍도록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과학자들은 적당한 이론과 충분한 계산 능력만 있으면, 우주 전체의 미래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후에 양자 세계의 불확정성, 휜 공간, 쿼크, 끈, 네 개의 차원 이외의 추가 차원들이 등장했고, 이것들에서 제각각 다른 법칙들을 지닌 우주 10의 500승 개가 귀결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그 무수한 우주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6. 우리의 우주를 선택하기
-인플레이션에 의해서 야기된 팽창은 완벽하게 균일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초기 우주의 불균일서은 우리에게 행운이다.... 일부 구역이 다른 구역들보다 밀도가 약간 더 높았다면, 우주가 팽창할 때 그 구역의 물질은 중력 때문에 주변의 물질에 비해 더 느리게 흩어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력은 그런 물질을 천천히 모으고, 결국 중력 붕괴가 일어나 물질이 뭉치면서 은하들과 별들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과학사의 전환점에 도달한 듯하다. 물리이론의 목표와 저건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할 때가 된 성싶다는 말이다. 가시적인 자연법칙들에 등장하는 근본적인 수들의, 그리고 심지어 자연법칙들의 형태는 물리학의 원리나 논리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 것 같다.

7. 가시적인 기적
-우리의 존재에까지 이르는 우주의 진화 과정에 상당한 행운이 관여했을 수 있음을 처음으로 깨달은 사람들 중 하나는 1950년대의 프레드 호일이었다. 그는 모든 화학 원소들이 수소로부터 형성되었다고 믿었고, 수소는 진정한 원초적 물질이라고 여겼다.

-자연법칙들은 극도로 정밀하게 조정된 시스템을 이룬다. 우리가 아는 생명의 발생 가능성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물리법칙을 변경할 수 있는 폭은 매우 좁다. 물리법칙들이 놀랄 만큼 정밀하게 조정되어 있지 않았다면, 인간이나 그와 유사한 생물은 절대로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그 행운을 신의 작용의 증거로 여기기를 바란다... 전통적인 기독교의 관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의도적인 설계에 따라서 작동하는 지적인 자연세계"를 믿었다. 중세의 기독교 신착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자연의 질서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을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에 젹용했다. 18세기의 또 다른 기독교 신학자는 우리가 토끼를 쉽게 쏠 수 있도록 토끼의 꼬리가 하였다고까지 주장했다.

-인간 중심 우주에 대한 과학적 반박의 역사에서 코페르니쿠스의 태양계 모형은 혁명적인 전환점이었다.

-우리 태양계의 환경적 요소들과 관련한 행운이 수십억 개의 태양계들이 존재한다는 꺠달음에 의해서 대수롭지 않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법칙들의 미세조정도 수많은 우주들의 존재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다.

8. 위대한 설계
-이 책에서 우리는 해와 달과 행성 같은 천체들의 운동에서 관찰된 규칙성이 신들과 악령들의 자의적인 변덕과 심술이 아니라 정해진 법칙들이 천체들을 지배한다는 생각을 어떻게 불러일으켰는지 기술했다.

-어떤 사람들은 유일무이하게 인간만이 자기의식을 지녔다고 주장한다. 자기의식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고 여러 행위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능력을 준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그 어떤 것이 자유의지를 지녔는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자발적 창조야말로 무가 아니라 무엇인가가 있는 이유, 우주가 존재하는 이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자발적 창조이다.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우주의 운행을 시작하기 위해서 신에게 호소할 필요는 없다.

-M이론(물리학의 근본이론으로, 만물의 이론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하나의 이론 틀 속에 끈이론들을 통합시켰는데 아직도 많은 특성들이 해명되어야 한다)은 스스로 자신을 창조하는 우주의 모형이 될 것이다. 다른 연관된 모형은 없으므로,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창조하는 우주의 일부일 수밖에 없다.
M이론은 아인슈타인이 발견하기를 원했던 통일이론이다. 우리 인간-인간은 자연의 기본입자들의 집합체에 불과하다-이 우리와 우리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들에 대한 이해에 이토록 바투 접근했다는 사실은 위대한 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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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너털도사 2010/12/29 12:02 # 답글

    제법 두껍던데요, 내년에는 인문서적을 많이 읽을 계획입니다.
    리스트 업 해 두었습니다.
  • realove 2010/12/30 09:13 #

    종이가 두꺼워서 무거운데, 막상 읽으면 그렇지는 않아요. 새로 시작한 책이 이거에 3배 두께라 지금 반납일이 걱정이라는...ㅋㅋ
  • 송쓰 2010/12/29 12:20 # 삭제 답글

    오랜만에 보는 포스팅인데요~! 송쓰 다녀갑니다.
  • realove 2010/12/30 09:14 #

    요즘 책읽을 시간이 좀 부족해서 간만이지요..ㅋ
    요즘은 어딜 여행하셨는지... 연말 잘 지내시길~
  • 쩌비 2010/12/29 16:09 # 답글

    우주 및 끈이론에 대한 책은 "엘러건트 유니버스"도 추천합니다. 우주과학에 대한 이론을 어럽지만 재미있게(?) 잘 설명하고 있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으시네요. ^^
  • realove 2010/12/30 09:19 #

    엘리건트...는 목록에 올려놓은 건만 몇 년째... 단지 두껍다는 이유로 미뤄온 듯 하네요...^^;
    조만간 실행을 해야겠네요^^
    제가 원래 습자지 지식 옹호론자라는..ㅋ
  • 빌립(크리스천) 2011/01/22 13:24 # 삭제 답글

    열역학 제3법칙(네른스트의 열정리)에 의하면 블랙홀이 증발한다는 호킹 복사는 틀렸다.

    열역학의 법칙과 블랙홀

    열역학 제3법칙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W.H. 네른스트에 의한 정리로 '어떤 계의 온도를 유한한 수의 단계를 거쳐 절대온도로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블랙홀의 열역학 제3법칙으로 적용해보면 '유한한 수의 단계를 거쳐 블랙홀의 표면중력을 0으로까지 감소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가 된다. 책<스티븐 호킹> (휠체어 위의 우주여행자THE LONELY GENIUS EMBRACED the UNIVERSE) 크리스틴 라센(일반상대론을 연구한 천체물리학 교수) 지음, 박기훈(연세대 천문대 연구교수) 감수, 이상(2010년 출판)에서

    여기서 블랙홀이 증발한다는 호킹 복사(Hawking radiation)가 실제로 일어난다면 블랙홀의 표면중력은 결국 0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열역학 제3법칙(네른스트의 열정리)에 의하면 호킹 복사는 틀렸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호킹, 나를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만일 호킹 복사로 블랙홀이 증발한다면 블랙홀의 특이점은 결국 사라질 것이다.

    2011년 1월11일(화) 낮에 발견
  • 박뚝이 2011/03/03 21:38 # 삭제 답글

    좋은 글 보고가요
  • realove 2011/03/04 09:07 #

    감사합니다^^
    방문 감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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