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 시사회-진정한 수작이 무엇인가를 영화를 보자

영화를 수도 없이 보다보니 이젠 슬쩍 지나치는 예고편과 거기에 흐르는 음악만 들어도 감이 온다. 쟝르는 범죄를 다룬 영화에 속하지만 천박한 폭력물이 아닌 뭔가 예사롭지 않은 수작이겠구나 생각이 들어 급하게 시사회를 찾아간 영화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를 소개한다.

시사회장에 들어서서 기자용 보도자료를 받고서야 알게된 것이 '2010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수상작'인 스페인어로 된 아르헨티나 영화로 2009년 아르헨티나 아카데미에서 감독, 작품, 각본, 남우주연, 여우주연상과 신인, 촬영, 편집, 사운드, 작곡, 분장, 미술상까지 몽땅 받았고 그 외에 유수 영화제 수상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친구랑 어느정도 기대가 드는 정도였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되어 영롱한 피아노 선율의 클래식한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며 안타까워 보이는 남녀의 이별 장면이 흘렀다.

영화는 25년 전의 비극적 사건을 다시 돌아보는 은퇴한 검사보와 그의 상사인 여검사, 한순간의 비극으로 사랑하는 이를 평생 가슴에 묻고 사는 남자가 나온다. 여기서 이 영화의 첫 번째 매력을 들자면 인물간의 밀도있는 관계구도와 캐릭터의 표현에 있어 과거에서 현재를 교대시키며 영화 한 편으로 관객이 다 이해하고 공감하게 한다는 것이다.

대단한 수상 경력이 아니면 보기 힘들었을 이 영화는 우선 배우들이 낯설다. 미국영화 일색이고 스타 위주의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나라의 영화를 감상하며 서서히 인물과 배우의 연기에 빠지게 되고, 점점 그들이 익숙해져 나중엔 친근한 얼굴로 여겨지는 것을 느끼기가 쉬운 것은 아닐 터인데, 감상이 끝나고 귀가하여 그 다음날 눈을 떠서 주욱, 이렇게 뚜렷하게 영화의 장면과 연기자들의 눈빛과 모습이 리플레이 되고 있으니, 이것이 바로 두고두고 여운이 남는다라 표현하는 그 여운이라 할 것이다.

70년대의 리얼리티를 살린 미술과 모든장면을 예술 사진의 느낌으로 그려낸 카메라 앵글, 거기에 신선하고 스피드있는 감각적 영상 기법의 삽입, 따뜻한 느낌의 스크린톤까지 영화의 우아한 음악을 배경으로 영상미만 봐서도 상당히 예술적이고 품위가 있다.

그리고 Edurado Sacheri의 원작소설 [그의 눈 속의 의문]을 보지 않아 비교할 순 없지만 탄탄한 소설의 맛갈난 이야기 전개가 스크린으로 재탄생한 기운을 영화를 감상하는 이들은 대부분 느꼈을 것이다.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의 큰 틀 속에 뭉근하고 진하게 스며있는 로맨스와 애수적 감성의 드라마까지, 2001년 <신부의 아들>로 주목받았으며, 미드<하우스4> 등의 헐리우드 드라마 연출 등으로 이미 세계적 거장으로 칭송 받고 있는
후안 호세 캄파넬라 감독의 노련하고 수려한 연출이 돋보였다.

과거 시대의 허술한 법체게와 힘의 원리로 세상이 휘둘리던 때의 개인에게 돌아가는 어처구니 없는 희생 등에 대한 밀도있는 조명도 인상적이었으며 용기없이 떠나 보낸 사랑과 그 아련하고 애절한 긴 세월의 깊이만큼 영화가 보여주는 감동과 충격과 극적 재미 그리고 진중하고 섬세한 긴 호흡의 연기까지 어디 하나 나무랄데 없는 수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TE MO와 TEAMO의 간결하고 상징적인 주제 표현도 감칠맛이 느껴지고, 현대적 트랜드에 발맞춘 복합적 쟝르의 다양한 맛을 녹아냄과 동시에 노골적, 자극적인 경박함을 배제하였지만 어느 영화 보다 기막히고 애절하고 놀라운 파장을 남긴 수작으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한편으론 부럽기도 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중에 아깝다는 느낌이 드는 것과 비슷하게 영화에 빠져 있는 동안 재밌으면서 아쉽다라는 생각이 든 이 영화 이후의 앞으로 볼 영화들에게 얼마나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런 영화는 정말 안 보면 꽤 후회한다는 것 알아 두기를...




덧글

  • 비와이슬 2010/11/05 08:59 # 답글

    ^^; 꼭 봐야겠네요. 안그래도 하두 오래 극장엘 안갔더니.. 가보고 싶기도 하네요.
    좋은 정보 감솨~~! ^^
  • realove 2010/11/06 09:51 #

    네, 이 영화는 꼭 보셔야 좋은 영화의 기준이 생길 듯^^
  • 번본좌 2010/11/05 14:38 # 답글

    ㅋㅋㅋ 이거 이제야 개봉하나요? 참 우리나라 영화판은 아카데미에게 너무 굴욕만 주는듯
  • realove 2010/11/06 09:52 # 답글

    11월11일 개봉입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 헬리 2010/11/06 20:42 # 삭제 답글

    잔잔한 여운이 남는 영화였습니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체'라는 팜플렛리뷰에 동감할순 없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진정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어떤 모습인지 알게 하는 영화였습니다.덕분에 좋은 영화 볼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 realove 2010/11/08 08:56 #

    아름답고 슬픈...이었죠. 슬픈 쪽이 더 맞는 표현일듯...
    사랑... 이미 멀어진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야 할까요~

    댁이 시간만 되면 언제고 좋은 영화 같이 보면 좋지요^^
  • went 2010/11/12 12:31 # 삭제 답글

    언니 말대로 보고난뒤에도 계속 생각나고 검색하고 싶어진 영화였어요..
    간만에 영화 갈증이 제대로 충족된..
    너무 고마워요^^
  • realove 2010/11/15 08:45 #

    상영관이 적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런 재밌는 영화를 왜 대형 영화관이 놓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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