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언 만나고 오다-EBS Space공감 음악을 듣자

꽤 긴 시간 크로스오버 뮤지션으로서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영화음악에까지 품위와 상상력이 살아있는 클래식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고 있는 재일교포 2세 피아니스트, 프로듀서, 작곡가 양방언 의 연주가 있던 'ebs SPACE 공감'에 다녀왔다.

그에 대한 큰 관심을 갖게 된 것이 2005년 다큐멘터리 <도자기>의 OST를 듣고부터였던 기억이 있는데, 이미 익숙한 곡들의 작곡가라 이후 꾸준히 그의 곡을 접하고 있었다.

일본 1996년, 우리나라에선 2002년 첫 정규앨범 [The Gate of Dreams]에서부터 2004년 앨범 [echoes], 2009년 'Wish to fly'가 들어있는 [Timeless story]까지 8집의 정규앨범들과 1994년 홍콩 드라마 <정무문>, 성룡 영화 <썬더볼트>, 01년 드라마 <상도>, 2002년 부산아시안 게임 공식 주제가, 05년 다큐멘터리 <도자기>, 애니메이션 <영국 사랑 이야기 엠마>1과 2, <천년여우 여우비> 그리고 임권택 감독 영화 <천년학>(07),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온라인 게임 <아이온>, 2010년 애니메이션 <레터 비>까지 영상과 하나가 되는 상상력 가득한 신비롭고 아시아의 다양한 소리가 어우러진 그의 OST 음악들은 동양 악기의 독특한 소리와 웅장하면서 고전음악적인 서정성 가득한 오케스트라의 스케일에 우리나라의 한이 서린 듯한 풍부한 감수성까지 담겨 많은 이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동안 여러번 참여했던 'EBS SRACE 공감'이었는데 이런저런 일로 신경을 못쓰다보니 벌써 2년이 훨씬 넘어버렸다. 세월 정말 빠르고 야속하다 생각하며 둘러보고 있는데, 마침 평소 mp3로 자주 듣고 다니는 양방언의 공연이 눈에 띄어 방청 응모를 했는데, 다행히 당첨이 되었다.

일찍 서둘러 앞자리 좌석을 받은 나는 과친구와 오랜만에 라이브 콘서트 녹화장의 설레는 공기를 맡으며 공연을 기다렸다. 드디어 드럼, 베이스, 기타,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오프닝이 흐르고 잠시 후 케쥬얼 차림의 패션 센스를 보이며 여전히 멋진 외모의 양방언이 피아노로 가볍게 뛰어 들어왔다.

만으로 50세라는게 전혀 믿기지 않게 여심을 사로잡는 그의 샤방한 모습에 팬들의 환호가 터지고 'Wish to fly'가 이어서 연주되었다.

앨범의 전통 악기들의 소리나 오케스트라를 대신하여 비트가 강한 재즈 락 스타일의 열정적인 편곡의 라이브 무대로 진행된 이날의 연주들은 다양하게 진화되는 편곡의 연주를 즐긴다는 양방언의 말처럼 원곡과는 또다른 감동이 느껴졌다.

약간 어눌한 말투지만 꽤 능숙한 한국어 실력으로 중간중간 곡 설명과 자신의 음악 활동과 공연 계획 등을 얘기해 주었는데,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박수를 받을 떄마다 해맑게 웃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였다.

제주도 출신 아버지와 신의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 2세로 성장한 의사 약사 집안의 막내인 그는 일본에서 살아가기 위해 의사를 강요한 아버지의 뜻에 따라 명문 니혼대학 의과대를 진학하고 종합병원에서 의사생활까지 하다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아버지를 떠났다 한다. 미처 음악인으로 인정도 받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국적을 한국으로 바꾼 후 그의 본격적 프로 음악 생활이 펼쳐졌는데, 의과 2년부터 시작하여 30년, 한국 활동만으로는 10년인 그의 다양하고 화려한 경력은 이미 언급했지만 홍콩 활동을 시작으로해서 우리나라 활동의 지금까지, 쟝르를 넘나드는 풍부하고 상상력 뛰어난 음악으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 좌석이 드럼 바로 코앞에 자리하여 다소 악기 음량의 균형이 깨지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날의 공연도 역시 신비한 환상과 영상이 눈앞에서 흐르는 느낌으로 다양한 리듬과 액센트가 번갈아가며 어깨를 들썩이게 하였고 박수로 박자를 따라가며 라이브의 뜨거운 감동에 푹 빠지게 했다.

그의 음악을 들어 본 사람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다양하고 아름답고 한국적 한의 정서가 혼합된 서정적 멜로디가 매력적이며 박력있고 웅장한 <아이온> 게임음악에서도 그의 독특한 선율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클래식의 품격이 살아있다. 전공으로 공부한 것도 아닌데, 클래식 공부한 사람으로서 그의 천부적 재능이 부러울 따름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살면서 풍부한 일본의 상업 음악의 영향과 본인의 뿌리인 우리나라의 정서가 반영되고 그의 실패를 넘어가야 한다는 프런티어 정신이 하나가 되어 그만의 멋진 음악이 탄생된 듯 하다.

다시 공연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날 연주는 상당히 극적이었는데 점점 강렬하게 달려가는 폭발력있는 편곡의 연주에서 아쟁을 연상케 하는 청아한 바이올린 선율의 곡, 순수하고 동심이 물씬 나는 소프트한 소품, 비범하고 장엄한 미사곡을 연상케 하는 양방언의 전자 건반 독주 연주, 7박 박수와 드럼을 백뮤직으로 양방언이 그와 같이한 일본인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시간이나 어려운 홀수 박자와 계속되는 변박의 신선하고 강렬한 프리스타일 재즈 느낌의 연주까지 놀라운 연주 기량과 수준 높은 양방언의 음악적 깊이까지 열정적으로 맛볼 수 있어 정말 속이 후련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환호와 박수로 이어진 앵콜 연주까지 가슴을 전율케한 훌륭한 양방언의 음악에 푹빠져 간만에 싸늘한 현실의 비애감에서 벗어나 환상을 꿈꿀 수 있었다. 급하게 찾아온 추위로 집으로 가는 밤길이 더 쓸쓸했지만 사랑스럽고 우아한 양방언의 <영국사랑이야기 엠마>OST를 mp3로 들으며 조금전 뜨거웠던 공연의 여운을 놓지 않아 나름대로 분위기 있었던 가을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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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Obituary 2010/10/28 08:54 # 답글

    아아, 양방언 씨 좋지요..:) 좋은 공연 다녀오셨네요!
  • realove 2010/10/28 09:05 #

    네, 완전 멋있고 연주도 대단했어요^^ ㅎㅎ
  • 함부르거 2010/10/28 15:11 # 답글

    음... 부럽네요. ㅠ.ㅠ 양방언 씨 음악은 애니메이션 '십이국기'에서도 정말 좋았습니다.
  • realove 2010/10/30 08:44 #

    네, 그렇지요.
    제가 그 만화는 아직 못봐서..^^
    방문 감사합니다.
  • 쩌비 2010/11/02 18:09 # 답글

    잘 모르지만, 양방언씨는 듣기 편한음악을 하죠.^^ 십이국기 음악도 하였군요.
  • realove 2010/11/03 09:43 #

    아름답고 동양적 멜로디가 특징이라 편하게 다가오는 듯...
    실제 라이브 연주 때는 상당히 파워플하여 또다른 매력이 느껴졌어요.
    저도 십이국기 나중에 봐야할 듯...
  • 너털도사 2010/11/04 17:07 # 답글

    우리 게임 음악 하셔서 실물?을 한 번 본 적이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양방언님 음악은 좀...
  • realove 2010/11/06 09:48 #

    그 게임회사에 있으시군요^^
    이 분은 아주 다양한 쟝르의 곡들을 만들고 라이브는 더욱 강렬하여, 취향에 맞는 것도 있으실 듯...
  • 메이체리 2010/12/10 18:57 # 삭제 답글

    저도 이공연갔었는데..
    참 뭐랄까 곡을칠때마다 그감정이 많이얼굴에 묻어나서 좋았답니다.
    프로랄까나..
    그..원래 그랜드에서연주하다가 갑자기 키보드로와서 친곡있었잖아요
    그곡은 티비에서는방영이안됬더라구요..그곡이좋았는데
    제목혹시아세요?
  • realove 2010/12/11 08:49 #

    전 피아노 뒷쪽에 앉아서 양방언의 얼굴표정을 못봤는데...^^
    방송도 두 번 다 못보고 넘어갔네요.
    저도 그 곡 제목은 모르나 장엄한 미사곡풍의 푸가를 연상케하여 분위기 좋았지요...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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