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우리들의 나의 이야기 영화를 보자


엄마와 딸, 여자의 일생 그리고 그녀들의 못다한 이야기,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나라건 민족이건
'엄마'라는 단어 하나에는 너무도 많은 의미와 사연과 슬픔이 담겨 있을 것이다.

평범하고 너무도 일상적이고 흔한 엄마와 딸들의 삶을 담았지만,
가슴을 꽉 차고 들어있는 수많은 감정과 애틋함을 진솔하게 보여주며
많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끌어내,
뜨거운 눈물을 자아낸 영화 <친정엄마>를 딸을 둔 기혼인 친구와 함께 봤다.

시골 촌구석의 가난하고 상처도 있는 한 가정에서
엄마와 딸의 오래된 이야기가 옛 일기장을 넘기듯 펼쳐지고,
구수하고 정감있는 우리 한국 엄마들을 대표하는 주인공 엄마 김해숙의 열연으로
자신의 삶 대신 딸을 위한 억척스럽고 무조건적인 뜨거운 모성이 잘 전달되었다.

아쉬운 점으로 음악인을 꿈꾼 김해숙의 워낙 낭랑하고 높은 목소리가
촌부의 거친 모습과 다소 어울리지 않은 점과
영화 제작 과정인지 극장의 스피커 사정인지 몰라도
날카로운 파열음이 귀청을 찢는 듯한 부분이 가끔 드러나 아쉬웠다.

아무튼 이 영화는 조금은 다른 엄마와 딸의 관계,
그러나 개인적으론 나의 상황과 좀더 가까운 모녀를 그리고 있다.
물론 애증에 더 기울어진 우리집이지만...
어찌보면 이 땅의 여자들, 엄마와 딸들이 그리 서로를 애처러워 한 것은
오랫동안 이어진 가부장과 그로인한 한이 쌓이고 쌓인 때문일 것일지도.

'뒤빠라지도 못했다'는 편지의 철자가 틀렸어도 엄마의 한없는 사랑과
늘 미안하고 안타까워하는 딸들의 정서가 고스라니 영화에 녹아있어
어느 장면, 어느 대사든 한 번 이상은 경험이 느껴져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었다.

물론 딸의 입장이 내겐 더 피부로 와닿지만,
많은 친정엄마를 둔 기혼여성들과
딸을 둔 어머니들은
더욱 공감이 클 듯 하였고
전반적으로 새롭거나 혁신적 파격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람사는 모습을 간결하고 또 디테일한 감수성으로
매끄럽게 연결시켜 드라마의 재미도 잘 느낄 수 있었다.

얼마전 딸들을 남기고 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동창 친구도 떠오르고
큰 수술과 투병으로 고통 속에 있는 딸을 지키고 있는
우리 이모도 떠올라 가슴이 더욱 아팠고,
후반부 혼신을 다한 김해숙의 눈물 연기에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며
목이 아프도록 울었다.

소극장 연극으로 13만 관객의 눈물을 훔치게 한
강부자 전미선에 이은 영화<친정엄마>는
김수미 오정해 커플의 뮤지컬로도 이어진다하니
한 번쯤은 감상하며 진한 눈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공교롭게도 장례식장으로 향해야 했다.
전날 아버지가 가셨다는 문자를 친구에게 받았던 것.
내겐 친구 부모님 상이 처음이다.

때 아니게 춥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영화보며 울어 부은 눈으로
슬픔에 빠진 친구 아버지 장례식장에 가게 되고,
또 거기서 아주 오래전 기억에 남는 건 별로 없지만 
소개팅 자리에서 봤던 내친구 남편의 친구도 우연히 만났다.
딸을 둔 아버지의 모습으로 변해있는.
다들 자기 자리를 찾아 의지하고 사랑하며 사는구나 느껴지니
가슴속 공허함은 이내 축구장 두 배는 되는 것 같았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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