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점 줄서기 행사

울엄마의 레이더망에 새로 뜬 행사가 있어 지난주 오전 10시 반부터 강추위 속에서 줄을 또 섰다.
아침 11시 선착순으로 약간 싸게 나온 압력 밥솥, 29000원 접이식 자전거 부터 500원짜리 김치통세트 까지 전단지 초특가 한정세일 오픈 행사로 주민들을 두꺼운 복장으로 무장케 한 전자제품 상점 앞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문젠 깨알보다 작은 옅은 색의 글씨로 현금구매만 가능하다는 전단지 안내글을 읽지 못한 울엄마 덕분에 나의 100미터 달리기가 출발되었다는 것이다. 걷기는 거의 선순데, 달리기는 내 심장으론 큰 어려움이 있다는 것.
진행 사원이 행사 바로 전에 그 멘트를 하고, 도대체 몇 시부터 줄을 섰는지 아저씨 세 분이 내리 자전거를 엎고 가는 모습을 보고 살짝 망설이다 엄마의 단호한 명령에 난 숨이 목까지 차는 고통을 참으며 뛰었다 걸었다 하여 집에서 현금을 챙겨서 되돌아왔다. 몇 분 안걸리는 곳이었으니 망정이지 춥고 시끄러운 스피커의 짜증스런 노래를 참은 결과가 꽝일 뻔 했다는...

아무튼 고가의 물건이기에 10개 한정 안에 들어 뿌듯하게 쿠쿠 밥솥을 끌어안고 대기하고 있던 엄마 앞으로 제시간에 도착하여 계산을 하고 무거운 그걸 함께 끌고 왔다. 낡은 밥솥을 매일 타박하던 나였기에 새 밥솥으로 지은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어 애쓴 보람이 있을 듯.

하지만 약간 여유로움을 부렸다는 이유로 추위에 길바닥에서 시간을 보낸 뒷줄의 사람들을 빈손으로 되돌려 보내고 원하는 물건을 앞에서 다 들고가면 아예 포기를 해야하는 이런 복불복 홍보 행사는 고약한 횡포에 버금가는 것 아닌가 느껴져 씁쓸했다.







덧글

  • 대마왕 2010/01/25 11:25 # 삭제 답글

    날 추운데 고생하셨어요. 생각해보니 저런 줄 서기 행사를 해본 적이 아직 없네요.
  • realove 2010/01/25 13:15 #

    보통 시간이 남지 않는한 도전하기 힘들지요...
    추운데 적어도 3,40분을 길에 서서 보낸다는게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어요;;
  • 너털도사 2010/01/25 11:34 # 답글

    우리동네 행사가 생각보다 인기폭발이었네요...
    추운데 고생하셔서 득템하셔서 다행입니다.
  • realove 2010/01/25 13:18 #

    생각보다 정말 사람들이 특히 노인분들이 너무도 이른 시간부터 줄을 서는 경우도 많아서 경제가 힘들긴하구나 생각이 들더이다.
    따져보면 그리 많은 액수의 특가는 아니었는데, 저희 엄마는 그래도 만족하시네요 ㅎㅎ
    전 약간 무리하게 뛰어서 잠시 천식증상이 있었다는^^;;
  • 눈물겹다 2010/01/25 13:59 # 답글

    저런 행사 있어도 참여는 해본 적 없어서 몰랐는데 열기가 대단하군요+_+
    힘들게 뛰셨는데 득템하셔서 다행이예요. 뒷분들은 추운날 기다렸는데 아무것도 건질 수 없었던거로군요-_- 왠지 씁쓸합니다~~
  • realove 2010/01/25 14:41 #

    헛탕인 사람들에겐 너무 잔인한 행사입니다 ㅜ.ㅜ
    암튼 자전거가 가장 노릴만 했는데, 얼마나 일찍 줄을 서야했을까요...
    몇 시간 걸으라면 할 수 있을텐데, 서서 기다리는 건 앞으로 자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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