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바로크합주단 121회 정기연주회-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음악을 듣자

강남역 영화관에서 한국영화 <영화는 영화다>를 본 후 예술의 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엔 클래식 음악회를 감상했다.
지인의 초대로 간만에 콘서트홀 특유의 분위기, 살짝 설레고 흥분되면서 한편 차분해지는 공기 속으로 들어가니, 작은 기쁨이 벌써부터 솟아났다.

서울바로크합주단(1965년 창단)의 정기연주회 첫 순서로는, 젊은 작곡가 류재준의 초연곡으로 시작되었는데, 현으로만 구성된 애잔하고 서정적 선율이 한없이 파도처럼 흐르는 긴 서두부에 이어 격동성이 느껴지는 전개와 절정부, 앞서 나온 주제부가 변화된 종결부의 형식으로 구조미와 아름다운 현악기의 특성을 잘 살린 멋진 창작곡이었다.

다음으로 살짝 와일드해보이는 젊은 첼리스트 송영훈이 생상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였다. 그의 외모와 달리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1부 두 곡의 연주를 객원지휘를 맡은 지휘자를 자세히 보니 예전에 KBS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자주 봐서 낯이 익은 그 수석분이었다. 지휘 공부를 그동안 하며 이제 지휘까지 역량을 발휘하시는구나 생각하니 멋지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2부가 되어서는 하이든의 고전적이면서 바로크적 분위기의 곡이 연주외었는데, 예쁜색의 쳄발로가 함께하는, 밝고 경쾌한 느낌의 교향곡이 먼저 연주되고, 피아노 협주곡이 이어졌다.
노령으로 합주단을 이끄시는 바이올린겸 지휘자 김민 선생의 멋진 카리스마와 좋은 하모니가 전해졌는데, 워낙 연로하셔서인지 음이 약간 흔들렸다.

명랑하고 푸근한 성격의 피아노 협연자 사이프리앵 카차리스(프랑스)의 가볍고 빠른 기교가 살아있는 하이든 곡이 연주되고 관객의 앙코르 요청에 시원스럽게 두 곡의 답례 연주를 해주었다. 19세기 미국 컨트리 재즈 풍의 재미난 곡을 장난끼를 얹어 신기에 가까운 엄청난 속도로 연주하였으며, 두 번째는 완전히 반대의 분위기였는데, 우수에 젖은 차이콥스키 편곡에 의한 바흐 곡을 감수성이 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살린 연주였다. 객석의 청중들이 일시에 빠져들었다.

높은 수준의 좋은 음악들을 멋진 콘서트홀에서 훌륭한 울림으로 들을 수 있었고, 아름답고 영롱한 고전과 현대의 클래식 음악에 빠져 심신의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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