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Space공감 첼로 양성원 음악을 듣자

EBS 스페이스 공감 특별 기획 "음악의 비밀" 첫 시작으로 양성원의 "첼로 속의 첼로" 연주회에 당첨되어 어제 뜻깊은 생일을 보냈다.
마침 방송녹화도 진행되고 있어서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지만, TV에도 살짝 나올 듯 하다.

첫 곡으로 바흐의 '아리오소'의 그 유명한 서정적인 가락이 흐르자 이내 객석은 감흥에 젖어 버렸다.
섬세하고 청아한 양성원의 연주는 관록있고 연륜이 묻어난 겸허함이 느껴져 연주 내내 차분하고 깊은 감성에 젖게 하였다.
클래식 연주자로서 진솔한 음악 이야기가 곁들어진 독특한 이번 기획 연주회는 양성원의 첼로와 개인적인 음악 얘기들이 연주 사이사이 있어서 음악의 감동을 더해 주었다.

15세기 궁중 성악 반주 역할로 시작한 비올라 다감바(첼로의 전신)가 시대를 거쳐 비발디, 바흐에 와서 본격적으로 악기 본연을 위한 음악으로 탄생되었다는 이야기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100세 가까이 살았다는 스트라디바리오스의 완벽한 악기 설계 이야기도 들었고, 무한한 성장과 발전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첼로의 매력이라는 말에 이어 다음 연주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의 영롱한 음색들로 이뤄진 아름다운 선율들이 긴울림으로 퍼지는 감동 가득한 연주가 흘렀다.

"예술은 노력의 산물"이라는 말을 남긴 거장 '파블로 카잘스'의 첼로 연주에 감동 받았던 추억을 얘기 하면서 첼로가 사람의 영혼까지 소리 낼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카잘스가 작곡한 '새의 노래'가 바로 이어졌는데 외로운 새 한 마리가 창공을 이리저리 떠도는 모습이 떠오르는 애수 넘치는 아름다운 곡이었다.

미리 인터넷으로 받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진행되었는데, 곡에 대한 해석의 과정에 대한 질문에 그는 역사를 먼저 공부하고 곡의 골격과 기둥을 찾은 후 구석구석 내부를 파악하여 작곡가의 의도를 이해하고 곡을 몸에 베게 한다는 말을 하여 철저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존경하는 작곡가로는 음악의 영웅, 베토벤을 거론하였다. 자기의 이상과 예술 세계를 포가하거나 타협없이 영적 이상에까지 도달시킨 누구보다 강한 의지를 지닌 베토벤에 대한 경의를 표한 시간이었다.
이어서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3번 A장조'의 열정적이면서 애절한 1악장이 연주되었다. 피아노 연주가 다소 음량이 컸던게 느껴졌으나 베토벤을 잘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첼로 연주였다.

다음 강의로 베토벤 전곡 연주회를 하면서 전하고 싶었던 메세지에 대한 답으로 후세를 위해 작곡한 베토벤의 후기 작품까지 연주하면서 죽기 전날 까지 작곡을 했던 베토벤의 깊이를 깨달아 가는 과정이었고 보람이었다고 하였다.

다음 곡으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 E단조'(일명 전원 소나타)의 1악장이 전원의 평화로움과 풍요로운 전경이 느껴지게 전개되었는데 무게감 있는 안정된 훌륭한 연주였다.

7살 때 첼로 연주회를 가서 바로 그 소리에 매료되어 첼로를 하게 되었다는 양성원은 감동있는 연주를 들었을 때, 또 그 아름다운 예술이 인류에 있어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것에 본인이 참여하고 있다고 느낄 때 자부심을 느낀다 하였다.
음악의 좋은 연주는 누구든지 음악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그 순간의 연주가 잘하는 연주라는 말과 연주자 개인의 스킬 위주가 아닌 작곡자가 말하는 소리가 진정으로 전달되는 것이 이상적인 연주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내가 평소 생각하는 바이었다.

1830년 제작된 그의 활에 대한 일화와 역사적 재밌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브라질의 가라앉는 나무가 프랑스의 뚝뚜라는 장인에 의해 걸작의 활로 탄생하였고 그의 손에 있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신비로움 마저 느껴졌다.

마지막 질문을 객석에서 받자 내가 손을 들어 음악 선진국들의 넓은 저변의 문화에 비해 우리나라의 스타성으로 몰아가는 현 세태에 대한 생각을 묻자, 양성원의 답변이 이어졌다.
50년 밖에 안 된 한국의 양악이 어디에서 보다도 엄청난 빠른 성장을 거둔 것으로 볼 때 서양의 수준으로 가는 과정의 한 부분이라 설명하면서 어릴적 부터 노래를 부모들과 같이 부르며 음악의 생활화를 실천하자고 제의하였다.

곧이어 마지막 순서 드보르작의 일곱 개의 집시의 노래 작품 55의 4번째 곡 중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를 짧지만 인상깊에 들려 주었다.

큰 박수가 이어지자 생상의 '백조'가 앵콜로 연주되었고, 여느 연주회에서도 느끼기 힘든 대화와 음악 이야기가 함께 한 정이 느껴지는 좋은 시간의 막이 내려졌다.

근래에 힘든 일들로 심신이 많이 아팠는데, 좋은 연주가의 성숙된 연주로 감동 가득한 연주회를 즐길 수 있어서 기억에 남을 생일을 보낼 수 있었다. 같이 간 친구의 예쁜 선물(얼굴 팩과 사랑스런 고양이 휴대폰 줄-나중에 포스팅 할 것임)까지 기분 좋은 밤이었다.


덧글

  • 밀크티™ 2008/06/18 09:51 # 삭제 답글

    7세에 첼로연주회를 다녀오셨다뉘...전 그나이엔 섬구석의 성당에서 엄숙하게 부르는 미사곡들만...ㅜㅜ 그치만 미사곡은 아직도 좋아해요. 그래도 어릴떄부터 예술문화에 접하신게 부럽네요..

  • realove 2008/06/18 11:12 #

    양성원님의 형 양성식도 바이올리니스트...
    부모님이 일찍부터 환경을 주셨다네요. 4살 때 피아노 시작하다 너무 싫었는데, 첼로 연주(그날 연주가가 나중에 스승이 되었다는) 보고... 아무튼 좀 부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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