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만의 시대를 그린'이라는 표현이 붙은 풍속, 궁중, 초상화 화가 스페인 화가 '고야'(1746~1828)에 얽힌 이야기가 <아마데우스><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밀로스 포만 감독의 대서사 감동 드라마 영화로 탄생한 <고야의 유령> 언론 시사회에 초대권이 생겨 다녀왔다.
2008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빛나는 독특한 카리스마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인간의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비열함과 이중성을 소름 돋게 연기하였고, 나탈리 포트만이 처절하고 비참한 상처의 가녀린 여인으로 완벽 변신하는 등 배우들의 열연에 일단 감탄하며 감상하게 되었다.

맹목을 강요하는 종교가 절대지배자로 자리하던 혼란 그 자체의 시대, 의식과 진실을 편견과 독선으로 뒤덮어 완고와 강압의 규율의 쇠고랑이 뒤흔들어 공포만이 인간을 지배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던 암울한 시대상을 스크린에 적나라하게 재현 시킴과 동시, 감독의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과 신랄한 작가주의의 필체를 담아 그려내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점점 의외의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지며 혼돈의 엎치락뒤치락하는, 마치 코미디 같은 역사의 추악한 모습을 교묘히 파헤쳐 비꼬는 연출은 고야 만큼이나 대가 다운 감독의 감성이라 말할 수 있겠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쥔 인간들의 추잡하고 더러운 썩은 악취는 변함이 없음을 보니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고야의 인상적이고 괴이한 그림들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인간의 무지와 과욕으로 비롯한 참담한 모습과 동시에 코믹하기만 한 헤프닝들이 순간순간 튀어나와 웃음이 터져 나오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쟝르가 녹아 있는 멋진 영화였다.
사람이 처형된 후 춤을 추는, 집단 최면의 모습들을 볼 떄는 충격적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극스런 엔딩 장면에 조롱하는 애들의 명랑한 노랫소리가 흐르면서, 감독의 기발함과 단호함에 또한번 감탄사가 나왔다.
(어제 나의 이벤트 활동량이 좀 과하여 낮에 본 영화 먼저 포스팅을 하고 다음에 점심 때 갔던 서울리빙디자인페어 감상기와 밤에 있었던 음악회 후기글을 차차 올리기로 하겠다. 그 밖에 다른 것도... 이런 행사로 꽉찬 하루는 좀 많이 피곤하다는...)


덧글
천일의 스캔들도 기대가 됩니다.
권력을 쥐게 되면 이전에 상상만 하던것을 실천하고파지는 모양입니다. 역시 성악설이 맞는것일지도,...
이 영화는 아무튼 생각을 많이 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