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베르나르 베르베르 책을 읽자

가장 이상적인 유토피아 신세계를 꿈꾸며 지구를 떠나는 이들의 긴 우주 항해를 그린 베르베르의 흥미진진한 공상 소설 [파피용]을 엄청난 속도로 후다닥 읽었다.
현실 고발, 시대 풍자에도 큰 무게를 두어 인류의 무뇌적 행태를 신랄하게 지적하는 단호하고 냉정한 어투가 인상적이며 인간의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엄청난 상상력으로 태어난 스토리와 반전 등이 흥미를 탄탄하게 유지 시켜 이야기에 빠지게 한다.
다만 마지막 부분에서 다소 힘이 빠져 허탈함이 느껴지지만, 읽는 내내 영화가 기대되게 하는 광활한 설정으로 환상의 세게로 여행을 다녀온 재밌는 책이었다.

기억에 남을 강한 메시지의 글귀를 몇 개 발췌한다.

-밀폐 공간에 모인 인간들은 본능적으로 현재 우리 인간의 불행한 모습을 초래한 삶의 도식들을 그대로 재현하고 말았어요. 구성원들과 상관없이 인간 집단은 결국 착취자와 피착취자, 자유 의지가 있는 인간과 학대받는 자를 양산하게 되어 있습니다.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우두머리는 더 혹독해지고, 피학대자들의 고통도 커집니다.

-제 생각에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정치인, 군인, 목사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정부도 군대도 종교도 없는 최초의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권력과 폭력, 신앙 이 세 가지야말로 대표적인 의존 형태지요.

-먼저 폭력성의 징후를 보이는 참가자들을 전원 탈락시켰다.
화를 잘 내는 사람들.
타인의 문제에 무관심한 사람들.
반사회적인 행동 양식을 가진 사람들.
개인의 자유 의지를 무시하고 지도자를 추종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탈락했다.

-나는 지금 두려움과 미신, 어리석음을 이용해서 획득한 당신들의 기득권 보호를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부모 세대에도 그랬다는 단 한 가지 핑게를 대며 비효율적이고 해로운 데다 위험하기까지 한 행동 양식을 반복하는 당신들의 전통을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지금 인간이라는 종의 생존을 말하고 있습니다. 현명하다는 것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의식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언제나 무기력한 합의 속에 갇혀 있는 다수의 뜻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질투심은 인간의 가장 강력한 추동력 중 하나가 아닙니까. 그들은 우리가 성공하는 꼴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아요. 소수가 탈출하는 것을 보느니 다 같이 죽는 쪽을 택할 사람들이죠.

-독재자들은 짐짓 민주주의를 뒤흔들겠다는 인상을 주었다. 대통령들은 자기들끼리, 혹은 광신자들을 상대로 싸움을 일으켰다. 하지만 결국 정치, 경제, 군사, 종교의 수뇌부들은 자기들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냈고, 개인의 활동과 사고를 제약하는 데 공포를 최대한 이용했다.

-그런데 왜 항상 거짓말쟁이들과 못난 놈들이 승리를 하게 되지? 왜 항상 최악의 인간들이 법을 만들게 되는 거야?
사람들에게는 노예 기질이 있으니까. 사람들은 자유를 요구하면서도 정말로 자유가 주어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어. 반대로 권위와 폭력 앞에서는 안도감을 느끼지.
바보 같은 짓이야!
그게 바로 인간이 지닌 역설이야. 더군다나 사람을 세뇌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공포라고.


덧글

  • 돌다리 2008/03/11 09:17 # 답글

    베르나르 베르베르 참 우리나라에겐 특별한 작가이지요..

    뭔가 정으로 연결된 그런 프랑스 작가입니다..~

    항상 우리나라에 출간되는 그의 책에는 특별히 일러스트가 추가된답니다.
  • 눈물겹다 2008/03/11 10:56 # 답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다고 포기한 1人 ;;;
    너무 유명해서 주변에 안 읽은 사람들이 없었는데, 전 결국 끝까지 못 읽었어요-_-
    그의 소설은 저에겐 너무 어려워요. 엉엉
  • realove 2008/03/11 18:59 # 답글

    돌다리님, 네 일러스트도 좋더라구요. 이야기도 재밌고...

    눈물겹다님, 개미 경우 후반에 좀 그런면도 있었지만, 다른 것들은 무지 재밌답니다.
    이 책부터 다시 시작해 보시길... 속도가 빠르게 붙는 책이지요^^
  • 밀크티™ 2008/06/11 20:02 # 삭제 답글

    베르나르 베르베르...고등학교때 읽고 특유의 글운치에 반해서 지금도 가끔씩 읽어요..
    언제 또 신작이 나올라나....^^
  • realove 2008/06/12 08:16 # 답글

    밀크티™님, 책에 빠져 지저분한 세상사를 잊고 싶네요...^^
  • 밀크티™ 2008/08/17 15:02 # 삭제 답글

    영화보고 서점가서 책좀읽다왔는데 문득... 소장판으로 나온 것들을보니깐... 소장판질이 괜찮네..모아버려..?? 지금 YES24와 알라딘사이에서 흥정중이에요.
    ㅎㅎ 생일쿠폰들이 나와서리...ㅎㅎ 앗싸 하고 있어요
  • realove 2008/08/18 08:05 #

    전 다독주의라 소장은 전혀...^^ 영화보고 서점가고, 혼자놀기 잘 하셨네요~
    저도 어제 혼자 돌아댕겼는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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